2009년 1월 8일 목요일

호박과 보름달


* 호박과 보름달 *


- 세연 -

올 여름 뒤뜰에 심어놓은 호박들이
자리를 틀고 앉아 짙은 녹색과 주황색으로
동글동글 통통하게 여물어가고 있네

마당 끝 창고안을 빌려사는 벌들에게
밥값도 못한다고 구박만 했더니만
한 줄기에 두어덩이씩 대여섯덩이가 열려 있네

창고 곁에서 잘 자라던 호박줄기는
창고 밑 토끼들의 야식거리가 되었는지
잎파리들은 없어지고 끊긴 줄기만 남아 있네

어스름 구름녘 한가위 밤하늘에
잠시 내비친 화안한 보름달이
통통히 익어가는 호박들을 비추고 있네

우리네 자녀들도 주님의 은총 안에서
삶의 터전을 성실하게 다독이면서
건강하고 활기있게 성장하기를 기원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