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5일 목요일

* 오월의 비 *




* 오월의 비 *

 
나직이 드리운
 
재색 빛 휘장 아래
 
살며시 오는 손님
 
비, 오월의 비....

 
겨우내 움츠리던
 
새순 마디 사이
 
씩씩하게 여미는
 
연둣빛 잎, 잎사위

 
 흠뻑 적신 비에
 
파르르 털며 일어나
 
아름드리 소담스러운
 
잎의 잔치, 녹색의 향연

 
에메랄드 대양에
 
푸른 물감 한 방울
 
 청아하게 불어오는
 
봄.... 늦은 봄날의 내음새


(2017, 5, 25)


2012년 6월 26일 화요일

기억 속의 그녀





* 기억 속의 그녀 *



기억 속의 그녀는

먼...

아주 머나먼

과거의 아이였다



기억 속에 잃어버린

세월...

가슴 저미도록 시린

가버린 시간들.......



어스름 저녁무렵

길을 걷다가

티 없는 하늘을

바라본다



다소곳한

여인네인냥...

함초롬한 자태

부끄러운 초승달



토박토박 옮기는

발걸음에

연주황 쪽배가

배시시 웃는다



하늘에 달

길 위의 그녀...

달도 하나고

그녀도 하나다



부우연 구름 사이

비행기가 날아간다

언뜻언뜻

별들도 얼굴을 내비친다



그래,

달은 하나가 아니네

그녀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본다



푸르른 벌판

늘 보던 자리에

우람한 나무들이

우뚝 서 있다



그래,

그녀도

길 위의 그녀도...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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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일 토요일

가을 호수





* 가을 호수 *



구월 끝자락

두 날에

해 묵은 정리

하다가 말고

가을 호수에

가 보았지



고운 자태 시샘하듯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

나지막이 드리운

암회색 띠구름



파도는

바람에 떠밀려

강변에 부서지고

하얗게 솟구치는

물보라에

엉킨 가슴 한 자락을

삭혀 주었지



자연은

말이 없고

보여주기만 하지



한 겁 두 겁

흐르는 세월 속에

인생..

살아가는 세상살이...

윤회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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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2일 토요일

생의 한가운데




* 생의 한가운데 *


- 유형 -


마음이

울적할 때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 친하지도

잘 알지도 않은 분이지만


왠지 생각하면

울적했던 마음이

편해지곤 했습니다


나는 그 분을 조금 알지만

그 분은 나를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래도 내 작은 세상 안에

그 분의 편한 웃음이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 언젠가...

연분홍 꽃 화사한

따사로운 봄날에


향기로운 차 향기

사이에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생각만으로도

삶에 겨운 고독을

포근히 안아 주시던 분...


진분홍 꽃 만개한

꿈길 사이로

드리워진 꽃 길 고이 밟고

가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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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1일 토요일

새해의 송가




* 새해의 송가 *


얼었던 눈 사위

살며시 녹이며

손님처럼 내리는

비... 겨울비


해묵은 상념

인생의 고진

말끔히 씻어내려

소록소록 내리는 비


십이월 마지막 밤

찾아오는 빗 손님

반가운 친구처럼

버선 발로 달려가


한 자락 두 자락

온 자락과 하나되어

넓디 넓은

창공에 뿌리우고


거대한 대양 속

금빛으로 잉태되어

서서히 떠오르는

새 해! 찬란한 빛 맞으리

2010년 11월 4일 목요일

별 밤




* 별 밤 *



라일락 향 그윽한

환상의 로얄 블루

별, 나

그리고 그대...


몽환 속 짓눌리던

상흔을 씻기 우는

살며시 불어오는

쾌적한 바람


여민 살갗을

에워싸듯 휘감는

여름......

초여름 밤의 내음새


화려한 낮을 거둔

재색 빛 도심 위

거대한 푸른 바다

포세이돈의 밤 하늘.


별!

별하나, 저어기 별 둘...

뽀오얀 달님 너머

은가루 백색잔치


온 천지에 창연한

거대한 꿈의 세계

별하나에 나를 싣고

별 둘에 그대를 싣고......

2010년 10월 25일 월요일

창작




* 창작 *




유전이 묻혀 있는 땅에서

시작이 반이라고

처음엔 펑펑

분수처럼 샘 솟다가

저장된 양이 고갈이 될 무렵

불순물이 점점 많아 지면서

나중엔 말라서

나오지 않게 되지



사유의 창고에서

창작을 하게 되면

부지런히 갈고 닦아

시간이 지난 뒤

소나기 한줄기 솨악 퍼붓고

다시 기화하여 구름이 되기를

기다릴 줄 아는......

고진이 필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