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4일 일요일

철없는 바람



 
  철없는 바람 


 
모처럼
 
아주 모처럼 피워보려
 
 
아문 잎사위
 
살며시 풀려는데
 
 
그게 시새웠나
 
철없는 바람....
 
 
꼭, 그리도
 
불어야만 하나
 
 
하시 사철
 
피는 꽃들 흔한데....
 
 
모처럼,
 
아주 모처럼 피워보려
 
 
살며시 터뜨리는
 
수줍은 꽃망울....
 
 
한 번쯤 피워보라
 
보아줄 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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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11일 월요일

백야 (白夜)



 
  백야 (白夜) 


 
2019 음력 기해년 정월은

춥지는 않아

머어언 옛날, 개울가 그 집도

춥지는 않았을까



아스라이

나무로 걸어 잠근 대문에

반들반들한 마루도 보여



작은 도랑 건너 소꿉놀이 친구

아빠는 목발을 짚으시고

엄마는 낭자머리에 고우셨던

쌀집 막내딸 명아



걘 참 순했지

난 좀....

고집이 있고
 
 
 
아!

만화책 동화책 현대문학 신동아....

책, 책들이 산처럼 쌓여있네



초등학교 때
 
학교를 다섯 번 옮겼지

보헤미안 기질이 만들어진 건지도....



온천지가 하아얀 고즈넉한 이 밤!

사윈 감성을 톡톡 털며 일어나
 
생각 속의 나래를 펴고
 
순백의 세상에 흠뻑 묻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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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8일 금요일

바람부는 밤



 
 
* 바람 부는 밤 *

 
 
한낯 대지 위
 
자욱한 안개

 
저만치 흩뿌리던 

수줍은 비....
 
 
2월 바람 타고

초연히 가시나


버선발 사뿐히 

한 발, 두 발.... 
 

두리째 엮이우던

얽힌 실타래
 

촘촘히 한 올 두 올

풀며 가시나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

마냥 길지 않지 
 

휘도는 바람 타고

먼 길 가시나




(2019. 2. 8)
 

2017년 5월 25일 목요일

* 오월의 비 *




* 오월의 비 *

 
나직이 드리운
 
재색 빛 휘장 아래
 
살며시 오는 손님
 
비, 오월의 비....

 
겨우내 움츠리던
 
새순 마디 사이
 
씩씩하게 여미는
 
연둣빛 잎, 잎사위

 
 흠뻑 적신 비에
 
파르르 털며 일어나
 
아름드리 소담스러운
 
잎의 잔치, 녹색의 향연

 
에메랄드 대양에
 
푸른 물감 한 방울
 
 청아하게 불어오는
 
봄.... 늦은 봄날의 내음새


(2017, 5, 25)


2012년 6월 26일 화요일

기억 속의 그녀





* 기억 속의 그녀 *



기억 속의 그녀는

먼...

아주 머나먼

과거의 아이였다



기억 속에 잃어버린

세월...

가슴 저미도록 시린

가버린 시간들.......



어스름 저녁무렵

길을 걷다가

티 없는 하늘을

바라본다



다소곳한

여인네인냥...

함초롬한 자태

부끄러운 초승달



토박토박 옮기는

발걸음에

연주황 쪽배가

배시시 웃는다



하늘에 달

길 위의 그녀...

달도 하나고

그녀도 하나다



부우연 구름 사이

비행기가 날아간다

언뜻언뜻

별들도 얼굴을 내비친다



그래,

달은 하나가 아니네

그녀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본다



푸르른 벌판

늘 보던 자리에

우람한 나무들이

우뚝 서 있다



그래,

그녀도

길 위의 그녀도...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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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일 토요일

가을 호수





* 가을 호수 *



구월 끝자락

두 날에

해 묵은 정리

하다가 말고

가을 호수에

가 보았지



고운 자태 시샘하듯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

나지막이 드리운

암회색 띠구름



파도는

바람에 떠밀려

강변에 부서지고

하얗게 솟구치는

물보라에

엉킨 가슴 한 자락을

삭혀 주었지



자연은

말이 없고

보여주기만 하지



한 겁 두 겁

흐르는 세월 속에

인생..

살아가는 세상살이...

윤회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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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2일 토요일

생의 한가운데




* 생의 한가운데 *


- 유형 -


마음이

울적할 때에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 친하지도

잘 알지도 않은 분이지만


왠지 생각하면

울적했던 마음이

편해지곤 했습니다


나는 그 분을 조금 알지만

그 분은 나를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래도 내 작은 세상 안에

그 분의 편한 웃음이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언젠가, 그 언젠가...

연분홍 꽃 화사한

따사로운 봄날에


향기로운 차 향기

사이에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생각만으로도

삶에 겨운 고독을

포근히 안아 주시던 분...


진분홍 꽃 만개한

꿈길 사이로

드리워진 꽃 길 고이 밟고

가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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